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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버프 받은 한국 e스포츠, MBL·EPL처럼 될 날 온다”

  • 관리자
  • 2020-09-23

글로벌 e스포츠단 조 마시 대표
T1, SNS 팔로어 1200만, 시청자 1억2000만
팬 기반 급성장…여성·동남아로 확대


조 마쉬 SKT-컴캐스트 T1 e스포츠단 대표가 서울 강남구 논현동 선릉T1 타워에서 T1 로고 앞에 섰다. 장련성 기자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사태 이후 비대면으로 즐길 수 있는 ‘e스포츠’에 대한 세계적 관심이 부쩍 높아졌다. 한국이 일찍이 1990년대에 스타크래프트 리그를 출범시켜 TV 중계까지 하면서 ‘종주국’ 이라고 자부하는 분야다. 종목별로 수십여개의 게임 리그와 팀들이 있지만, 이 중 독보적 인기를 끄는 구단(球團) 역시 한국에 있다. SK텔레콤과 미국 미디어기업 컴캐스트(Comcast)가 공동 운영하는 ‘T1’이다.

T1은 지난 2004년부터 SK텔레콤이 운영해 오다 지난해 10월 컴캐스트가 가세하면서 글로벌 e스포츠단으로 재창단, 지난 1년간 조 마시(Marsh·37) 대표가 이끌고 있다. 지난 10일 서울 강남의 T1 본사 건물에서 만난 그는 “미국에 메이저리그 야구(MLB), 영국에 프리미어리그(EPL)가 있다면, 한국에는 e스포츠가 있다”며 “T1도 언젠가 뉴욕 양키스나 맨체스터유나이티드 같은 프로 구단이 될 것”이라고 했다.
 

T1 게임 시청자만 1억2000만명


게임 시장 조사업체 뉴주(Newzoo)에 따르면 전 세계 e스포츠 시청자 수는 지난해 4억3000만명을 넘어섰다. 올해는 5억명, 2023년에는 6억4600만명에 달할 전망이다. 게임 마니아들의 전유물을 넘어서 본격적인 대중의 여가 문화로 자리 잡고 있는 것이다.

마시 대표는 “신종 코로나가 (e스포츠의 위상이 높아지는) 또 한번의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T1의 소셜미디어 계정 팔로어와 경기 시청자 수가 급증하는 것이 일례다. 그는 “유튜브와 트위치, 인스타그램 등 팔로어는 2200만명을 넘어섰고, 시청자 수는 1억2000만명에 달했다”고 했다. 올해 봄에 열린 리그오브레전드 한국 챔피언십에서는 동시 시청자 수가 100만명(중국 제외)을 넘어서는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T1의 인기는 ‘페이커’ 이상혁 선수 같은 스타 플레이어를 떼놓고 말할 수 없다. 마시 대표는 “페이커는 명실상부한 T1의 가장 큰 자산”이라며 “페이커라는 이름 자체가 하나의 브랜드”라고 했다. 이 때문에 후원 기업이 페이커만 찾아 난처한 상황이 생기기도 한다. 그는 “그래서 페이커는 절대 단독으로 나서지 않고, 최소 3명으로 함께 나가는 것이 원칙”이라고 했다.
 

"e스포츠는 진짜… 최고 재능 요구"


하지만 e스포츠에 대한 편견의 벽은 여전히 높다. ‘진짜 스포츠(real sport)가 아니다’라는 폄하, 은퇴 후 미래가 없다는 등이다. 마시 대표는 “이는 현실을 몰라서 생기는 오해”라고 했다.

우선 e스포츠 선수의 자질만 보더라도, 순발력과 동체 시력, 팀워크 등에서 다른 프로 스포츠에서 요구되는 이상의 특출난 재능과 노력을 요구한다. 그는 “페이커가 미국 나이키 본사에서 여러가지 운동 능력 테스트를 했는데, 이름만 대면 알 만한 세계적 스포츠 스타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결과가 나왔다”고 했다. 나이키 같은 기업이 e스포츠 용품(gear) 시장에 뛰어든 것도 그만큼 e스포츠를 “진짜 스포츠(serious sport)로 보기 때문”이라고 했다.

프로 게이머는 은퇴 후 커리어도 다양하다고 한다. 그는 “게임 디자이너나 테스터 등은 물론이고 게임 데이터 분석, AI 개발, 게임 콘텐츠 기획· 제작 등 수요가 많다”고 했다. 실제로 T1 에서 ‘테란의 황제’로 이름을 날린 임요환 선수는 T1의 ‘콘텐츠 크리에이터’로 일하고 있다.

팬의 눈높이에서도 e스포츠는 다른 스포츠와 다르지 않다. 그는 “밀레니얼과 Z세대는 물리적 공간과 컴퓨터 속의 가상 공간을 모두 ‘현실’로 받아들인다”고 했다. 이른바 ‘어른 세대’와 달리 이들 젊은 세대는 물리적 현실 공간에서 하는 스포츠와 디지털 가상 공간의 스포츠를 똑같이 여긴다는 것이다. 그는 “눈앞에 벌어지는 경기를 손에 땀을 쥐고 관전하며 울고 웃고 환호하는 것에도 아무 차이가 없다”고도 했다.
 

3대가 함께 e스포츠 즐기는 날 온다


e스포츠 산업은 이제 막 꽃을 피우기 시작한 산업이다. 앞으로 연령과 성별의 한계를 뛰어넘어 팬 층을 더욱 넓혀갈 여지가 크다. 그는 “대학 시절 스타크래프트를 즐기던 세대가 벌써 40대 후반”이라며 “부모와 자녀가 함께 게임을 즐기는 것을 넘어서, 10년쯤 후엔 3대가 e스포츠를 즐기는 모습을 볼 수 있게 될 것”이라고 했다.

여성 팬들도 빠르게 늘고 있다. 그는 “우리 집에서는 나뿐만 아니라 아내와 딸(7세)이 함께 게임을 즐긴다”고 했다. 하지만 여전히 여성들을 배척하는 게임 문화가 걸림돌이다. 그는 “온라인 게임을 하는 사이버 공간에서 여성을 얕잡아보거나 비하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은 것이 현실”이라고 했다.

헤드셋으로 직접 대화를 하는 게임의 경우 여성임을 숨기려고 음성 변조기를 쓰거나, 일부러 거친말을 사용하는 여성 게이머들도 많다고 한다. 마시 대표는 “T1에도 현재 67명의 선수와 스트리머 중 여성이 없는 것이 현실”이라며 “우수한 여성 게이머 인재 발굴에도 노력하고 있다"고 했다.

 

원문링크 - https://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05&oid=023&aid=0003563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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