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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L 이야기. 감독 정말 없었는데요, 있었습니다

  • Admin
  • 2020-0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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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없다". 원거리 딜러가 없다, 탑 라이너가 없다, 서포터가 없다.

결국에는 선수 자원이 부족하다는 게임단의 하소연들이다. 비시즌만 되면 어김없이 찾아오는.

그러나 최근 1-2년 사이에 부쩍 다른 이야기가 들려왔다.  뛰어난 감독이 없다.

정말 모셔오고 싶은데 없어도 너무 없다는 아쉬움이 퍼져 있었다.

그럴 수밖에 없는 이유는 리그 오브 레전드 e스포츠의 역사 때문일 거다.

꽤 오랫동안 호황을 이어가고 있다고 하지만, 아직 10년도 되지 않았다.

그러니 선수단을 관리하는 데 모든 방면에서 경험과 노하우가 있어야 하는 감독이 넉넉하게 있을 리가 만무하다.

 

한데, 그렇게 척박하기만 하던 감독 시장이 올해만큼은 완전히 딴판이다.

베테랑 중에서도 최고의 베테랑들이 손을 뻗어 잡으면 한 움큼이나 된다.

이런 우연의 일치가 있을지, 희한할 정도로 현재는 대다수가 FA 시장에 나와 있다.

이미 게임단에서는 빠르게 계산기를 두드리고 있는 중이다.

 

누군가는 "LoL에서 감독이 뭐가 중요해"라고 비꼴지도 모르겠다.

감독의 필요성에 대해서 예전에는 의문이 많았던 게 사실이다.

하지만, 현재는 관계자 대다수의 생각이 일치한다. '중요하다'는 쪽으로.

밴픽이나, 게임 내적인 부분에서도 그들의 역할이 클 것이고,

이를 제외하더라도 리더십이라는 부분에서 감독의 역할이 크게 존중받는 분위기다.

'헤드 코치'가 아닌 '매니저'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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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균 (2012. 12~)

 

우승 경력 

챔피언스 코리아 8회 

미드-시즌 인비테이셔널 2회  

월드 챔피언십 3회 

 

 

리그 오브 레전드 판에서 김정균 감독보다 좋은 커리어를 가진 사람은 없다. T1의 개국공신이고, 이곳에서만 7년을 보냈다. 굳이 하나하나 따져보지 않아도 바로 'NO. 1 김정균'이라는 소리가 나올 수 있을 만큼의 이력을 보유하고 있다. 주요 대회 우승만 13번이고, 1번도 들기 어렵다는 월드 챔피언십을 3번이나 들어 올렸다.

 

김정균 감독은 여러 방면에서 능력을 갖춘 사람이다. 리그 오브 레전드 초창기에는 코치진 중에서 가장 높은 게임 이해도를 지니고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메타 이해나 밴픽에서 탁월했다. 당시에는 LoL 선수 출신 감독이나 코치가 흔하지 않은 때였다.

 

시간이 지나면서 리더십에 관해서도 찬사가 쏟아졌다. 혹자는 '페이커' 이상혁을 보유한 행운으로 많은 우승컵을 따냈다고 저평가를 하기도 한다. 그러나 현장 경험이 풍부한 감독-코치진들은 김정균 감독의 능력을 모두가 인정하고 존중하고 있다. 단순히 T1이라는 인기 팀을 7년이나 큰 잡음 없이 지도했다는 것만 해도 엄청난 점수를 줘야 한다고. 선수단 관리에 최상의 경험과 노하우를 지니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또한, T1은 거의 매년 국제 대회에 참가했던 강팀이었다. 다음 메타, 다음 패치를 준비할 시간이 거의 주어지지 않는 파괴적인 일정에 시달렸던 팀인데, 그런 상황을 슬기롭게 헤쳐나갔다는 점에서도 호평을 줘야 한다고 말한다. 한 관계자는 "머리가 빠지지 않은 게 이상하다"고 했을 정도다.

 

어떤 팀이든 탐을 낼 만한 감독이다. 물론 돈만 있다면 말이다. 김정균 감독의 시장 가치는 구태여 설명하지 않아도 매우 높다. 특히, 현재 마땅한 대체자가 없는 T1이 김정균 감독을 노린다면, 더더욱 가치가 상승할 것이라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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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우범 (2013. 10~)

 

우승 경력

월드 챔피언십 2회

 

 

최우범 감독은 험난한 길을 걸어왔다. 처음 리그 오브 레전드 코치직을 수행했던 2014년에는 강팀 삼성 화이트를 맡아 월드 챔피언십 우승을 차지했다. 하지만, 그 이후로는 팀이 공중분해 돼 완연한 약팀을 지도하며 성장했다. 승강전 문턱에서 허덕였을 만큼 초라한 로스터였다.

 

최우범 감독의 커리어는 여기서부터가 진짜라고 할 수 있다. 강등하지 않으면 다행이었던 로스터를 점차 상승시키더니, 당시 기량이 쇠퇴하고 있다는 평을 받은 '앰비션' 강찬용을 영입해 대성공을 이끌었다. LCK 우승에는 실패했지만, 그보다 훨씬 큰 무대인 월드 챔피언십에서 소환사 컵을 하늘 높게 들어 올렸다. 우승의 주역이었던 프랜차이즈 스타 '룰러' 박재혁도 최우범 감독의 영입 작품이다.

 

두 가지가 공존하는 리더십을 지니고 있다. 선수들에게 '스스로 노력할 것'을 강조하는데, '노력'이라는 단어 때문에 자칫 틀에 박힌 사람처럼 보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소통이 어렵고 편협한 감독이 아니다. 이는 잘못 알려진 내용이다. 최우범 감독은 코치진은 물론 선수들과 의견을 교류하는데도 굉장히 열려있는 리더로 평가받고 있다. 그에게 지도받은 선수들 대부분이 최우범 감독을 신뢰하며 좋은 사람이라고 전했다.

 

게임 내적으로도 감각 있고 노력하는 감독이다. 2017년 월드 챔피언십 우승 당시, 미드 라이너 '크라운' 이민호는 말자하로 톡톡히 재미를 봤다. 우승의 일등 공신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당시 메타 수면 위로 올라오지 않았던 이 챔피언을 집어 든 사람은 다름 아닌 최우범 감독이었다. 솔로 랭크 분석을 통해 말자하를 권했다.

 

강직한 성격을 가졌다고 알려져 있음에도, 의외로 강한 리더십은 부족할 수 있다. 선수들이 의견을 대부분 존중해주는 편이라, 자칫 단점이 되는 경우가 있다고 한다. 예를 들면, 어려워하거나 꺼리는 챔피언을 굳이 사용하라고 강권하지 않는다. 강함과 유연함을 적절하게 조화시키는 게 다음 과제가 아닐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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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수(2014. 8~)

 

우승 경력

챔피언스 코리아 2회

월드 챔피언십 1회

 

 

삼성 갤럭시 시절 최우범 감독 아래, 월드 챔피언십 준우승을 이끌며 처음 두각을 나타냈다. 김정수 감독은 성적 제조기다. 우승 경력은 앞서 소개한 감독들에 뒤처질 수 있으나, 월드 챔피언십 4회 연속 진출이라는 특출난 기록을 가지고 있다. 진출 지역 또한 가장 험난하기로 유명한 LCK와 LPL이니 더 긴 말이 필요하지 않다.

 

게임 내적으로 통찰력과 이해도를 가지고 있고, 어떻게 하면 승리를 할 수 있는지 아는 감독이라는 평이 지배적이다. 선수단을 관리하는 데는 규율과 규칙을 강조하고 팀플레이 역시 중요하게 생각한다. 이를 해치는 선수가 있다면 강한 피드백을 하는 것도 마다하지 않는다. 개성이 강한 중국 선수들 또한 같은 방식으로 지도해 성공해냈다.

 

그렇다고 빳빳하기만 한 건 아니다. 유명한 일화인 '닝' 조련이 예시 중 하나다. 평소 연습량이 매우 적고 멘탈이 좋지 않았던 '닝'을 활용하기 위해 여러 시도를 했지만, 통하지 않았던 김정수 감독은 유연한 방법을 사용했다. '닝'에게 모두 맞추라고 주문한 것. 덕분에 IG는 말썽꾸러기 '닝'을 선봉장으로 내세워 월드 챔피언십 우승을 달성하기도 했다.

 

정말 여러 방면에서 장점이 있는 감독이지만 한 가지, 간혹 과도하게 직설적이고 솔직하다는 성격을 꼬집을 수 있다. 장점이 될 때도 있지만, 단점이 될 때가 적지 않았다. 감독은 역할의 특성상 미디어에 자주 모습을 드러내야 하는데, 김정수 감독은 유연하게 언행을 펼치는 편이 아니다. 이 점에서는 축구계에서 유명한 조제 모리뉴와 비슷한 면이 있다.

 

T1과 갑작스럽게 이별했지만, 김정수 감독을 찾는 곳이 여전히 많다는 전망이다. 경험이 넉넉한 감독을 원하고, 비싼 몸값에 크게 거리낌이 없는 지역이나 팀에서는 두 팔 벌려 환영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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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한규(2015. 4~)

 

우승 경력

미드-시즌 인비테이셔널 1회  

북미 챔피언십 시리즈 1회

 

 

리그 오브 레전드 선수로 꽤 이름을 알린 복한규 감독은 중국 EDG에서 본격적인 감독 생활을 시작했다. 지휘봉을 부여받은 즉시 성공 가도를 달렸다. 미드-시즌 인비테이셔널 우승이라는 쾌거를 낳았는데, 심지어 상대는 위대한 팀으로 역사에 남은 15년도 SKT T1이었다. 

 

그러나 EDG에 오래 남지 못했고, 북미 C9 감독으로 부임한다. 2016년 5월부터 출발한 한솥밥은 20년 9월까지 무려 4년이나 지속됐다. 그만큼 복한규 감독은 독보적인 리더십을 발휘하며 팀을 이끌었다. 우승 성적은 단출한 편이지만, C9은 늘 월드 챔피언십에 진출했고 북미팀 중 가장 우수한 성적을 거뒀다. 4강까지 오르며 북미의 촛불로 칭송받았다. 

 

게다가, C9은 다른 대형 팀에 비해 거대한 지원을 해주는 팀이 아니었다. 저비용으로 최대 효율을 뽑아냈다고 볼 수 있다. 그 기반에는 게임 내적인 이해도가 있다. 프로 시절부터 오더의 핵심축이었던 복한규 감독은 탁월한 인사이트를 가지고 있는 지도자다. 간혹 해설이나 분석가로 미디어에 나서, 통찰력을 드러내며 많은 팬들의 호응을 이끌기도 했다. 

 

장난기 넘치는 얼굴과는 달리 카리스마를 가진 리더다. 원하는 것이 있으면 강력하게 선수에게 요구하고, 피드백 또한 과감하게 한다. 자존심이 강한 미국 선수들에게도 자신만의 리더십을 발휘해왔다. 한 번은 1군 선수를 모두 내리고 2군 선수로 시즌을 치렀을 만큼 대담함을 보여줬는데, 이는 선수단을 휘어잡는 결과를 도출해내기도 했다.   

 

C9의 몸통과도 같았던 복한규 감독이 시장에 나온 건, 다른 팀들에게는 행운이라고 할 수 있다. 그 누구도 C9에서 벗어난 복한규를 상상해본 적이 없었다. 분명 기회이긴 한데, 한국에서 활동할지는 아직 미지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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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목경(2013. 12~)

 

주요 경력

담원 게이밍 LCK 승격

 

 

진에어 그린윙스 코치로 경력을 시작했다. 앞서 소개된 감독들과는 달리 우승 이력이 전혀 없다. 그러나 현재 LCK 최고의 주가를 달리고 있는 담원 게이밍의 기틀을 닦은 인물이다. 담원은 LCK에서 출발한 대형 게임단이 아니다. PC방 리그에서 출발한 소규모 게임단으로 험난한 과정을 모두 거쳐 지금의 자리에 도달했다. 

 

공은 당연히 김목경 감독에 있다. 다른 무엇보다도 유망주 쪽에 관심이 큰 지도자였고, 그 특성이 성공을 도출해냈다. '너구리' 장하권, '쇼메이커' 허수 등 원석을 캐낸 장본인이다. 휴식기가 길었기에 지도자로 복귀 의사가 있는지 먼저 궁금해할지도 모르겠으나, 최근 활발하게 구직 중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 가지 이슈는 최근 게임단 모두가 유망주 찾기에 혈안이 나 있는 상태라는 것이다. 이토록 치열한 시장에서 김목경 감독이 자신의 장점을 다시 드러낼 수 있을지가 핵심. 또한, 아직 상대적으로 증명해야 할 부분이 많다. 현재 시장에 나와 있는 스타 감독들은 주요한 우승 경력과 오랜 메이저 리그를 경험한 바 있다. 그들에 비해서는 이력서가 초라한 것도 사실이긴 하다. 

 

게임단주와 감독 역할을 동시에 수행했던 터라 운영 측면에서 장점이 있다. 미디어 대응과 같은 외부 활동에 특별한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꽤 매력적인 카드가 아닐까.

 

원문링크 - https://sports.news.naver.com/news.nhn?oid=502&aid=0000000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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