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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WESOME’ 이야기… 김목경 감독의 육성 철학

  • Admin
  • 2020-09-12

모바일게임사 펀플러스 투자 받아 아카데미 운영


내년엔 감독으로 복귀할 계획


“올해 롤드컵, 반드시 담원이 우승할 것” 응원 메시지

 

지난 3일 서울 구로구 어썸 e스포츠에서 김 감독을 만나 ‘어썸 e스포츠’에 대해 이야기를 들었다.

 


‘리그 오브 레전드(LoL)’ 판에서 ‘어썸(Awesome)’은 오랜 역사를 갖고 있다.

 

2013년 김목경 감독이 만든 이 조직은 ‘큰 손’으로 불리는 프로팀의 틈바구니에서 유망주 발굴 중심의 시스템을 가동해 뛰어난 선수를 다수 배출했다.

‘프로즌’ 김태일, ‘파일럿’ 나우형, ‘엣지’ 이호성 등이 어썸을 거친 대표적인 선수다.
김 감독은 신인 선수 육성의 중요성을 쭉 강조해왔다.

 

챌린저스 꼴찌팀 탑라이너였던 ‘너구리’ 장하권과 2017년 아마추어 대회 ‘LoL 클럽 시리즈’에서 두각을 보였던 아마추어 ‘쇼메이커’ 허수를 영입한 것도 김 감독이 챌린저스 시절부터 유망주 발굴에 공을 들인 덕분이었다.


김목경 감독은 최근 중국 모바일게임사 펀플러스에서 투자를 받아 아카데미를 하고 있다.

여기 소속 연습생들은 국내 프로팀에 준하는 연습환경과 숙식을 제공받고 무럭무럭 크고 있다.

이 선수들은 일반적인 아카데미와 달리 완전히 자유로운 몸이다.

어느 팀이든 접촉할 수 있고, 탬퍼링 관련 이슈, 이적료도 없다고 한다.
지난 3일 서울 구로구 어썸 e스포츠에서 김 감독을 만나 ‘어썸 e스포츠’에 대해 이야기를 들었다.

 


-오랜만의 인터뷰다. 어떻게 지냈나.
“8년 전 e스포츠 업계에 뛰어든 뒤 처음으로 휴식을 취했다.

쉬는 동안엔 선수 육성에 전념하려 했다.

그러던 와중에 좋은 곳에서 투자를 받았다.

지금은 ‘어썸 e스포츠’라는 이름으로 아마추어 선수를 육성하고 있다.

내년엔 다시 감독으로 복귀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아카데미는 언제 시작했나.
“정식으로 연습을 시작한 지는 한 달 반 정도 됐다.

아카데미 리그에 참여하면서 조금씩 틀을 잡아나가는 단계다.

모든 환경이 프로팀과 똑같다.

연습실과 숙식을 지원해주고, 수준에 맞는 스크림을 잡아준다.

현재는 다른 프로팀 아카데미나 해외 프로팀 상대로 연습하고 있다.
당장의 성적은 나쁘지 않지만, 그렇다고 해서 어디 내놓을 정도도 아니다.

담원에서처럼 여기 선수들이 프로팀에 들어가기까지 도움을 주는 게 제 역할이다.

수강료는 받지 않는다.

여기 출신 선수들이 성공하면 제 가치도 올라가지 않겠나.

‘윈윈’이라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수익 창출은 어떻게 하나.
“투자받을 당시 투자자한테 물어봤다.

‘이 큰돈을 왜 투자하나.

수익을 원한다면 나와는 맞지 않는다’고 했다.

그런데 ‘한국에서 질 높은 선수를 양성할 수 있는 시스템을 원하고, 그걸 꼭 당신이 해줬으면 좋겠다.

어떤 방식으로 운영하든 모든 권한을 주겠다’고 하더라.

나중에 이곳 출신 선수들이 프로팀에서 활약하면 아카데미 가치가 오르고, 그다음에 무언가를 할 수 있지 않겠느냐고.
수익 창출 방법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생각해본 바가 없다.

저는 대놓고 ‘3년 동안은 수익을 낼 수 없다’고까지 얘기했다.

따로 돈을 받지 않고, 선수를 잘 육성해서 그들의 프로팀 입단을 최대한 돕는 것까지가 제 역할이다.

아카데미가 정착하면 전문가들이 수익 체계를 만들어주지 않을까 생각한다.”

 


어썸 e스포츠에서 연습 중인 선수들 모습.

 


-투자자는 누구인가.
“펀플러스라는 모바일 게임회사다.

알려진 대로 펀플러스 피닉스(FPX)란 중국팀에 투자하는 회사다.

하지만 저희는 FPX의 아카데미와 별개다.

펀플러스가 한국에 법인이 있는 ‘어썸 e스포츠’에 투자를 한 거고, 라이엇 게임즈에서 ‘중복 투자’의 문제가 없다는 결론을 내려줬다.
펀플러스로부터 투자를 받았으니 ‘선수 키워서 FPX에 보내는 거 아니냐’고들 하신다.

저는 ‘나도 안 가는데, 선수를 보내겠느냐’고 했다.

여기 선수들은 완전히 자유다.

어느 팀이든 접촉할 수 있고, 탬퍼링도 없다.

일반적인 프로팀 아카데미는 계약관계가 있다.

선수가 다른 팀에 가려면 협의를 거쳐야 하고, 이적료도 지불해야 한다. 저희는 그렇지 않다.
새로운 선수를 기용한다는 게 프로팀으로선 부담이 큰 일이다.

당장의 성적이 중요하니까 그게 힘들다.

제가 만들었던 담원은 챌린저스부터 차근차근히 한 계단씩 밟아왔다 보니 오히려 성장할 시간이 충분했다.
내년에 LCK가 프랜차이즈화되면 지금보단 나아지겠지만, 그래도 어린 선수들에겐 충분한 기회가 주어지지 않을 것이다.

해외로 나갈지언정 실전을 치르는 게 선수에겐 가장 좋다.

선수들을 본인 가치를 끌어올릴 수 있는 팀으로 보내는 게 아카데미의 운영 목적이다.

물론 최우선 목표는 LCK 데뷔다.
제가 운영했던 아마추어 클랜 ‘어썸 클랜’ 출신 선수들이 다른 팀 연습생으로 가는 걸 보면서 마음이 편치 않았다.

이 선수들이 지금쯤이면 1부 리그에서 활약을 해야 하는데…. 오랜 시간 연습생으로 머무는 걸 보니 그들의 재능이 아깝더라.

그래서 직접 어썸 e스포츠를 운영하고, 프로팀 아카데미처럼 선수를 육성하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LoL 종목만 운영하나.
“지금 당장은 그렇다.

그렇지만 한정하지 않으려 한다.

최근엔 리포터 지망생을 선발했다.

요즘 LCK 리포터 자리가 ‘핫’하지 않나.

LoL 외 e스포츠 종목도 캐스터나 리포터들이 점점 많아지는 추세다.

자체적으로 아마추어 대회를 열고 이들에게 설 자리를 만들어줄 계획이다.

더불어 코치 육성도 하고 있다.

현재로선 LoL에 포커스를 맞추고 있지만, 아카데미가 자리 잡는다면 추후에 다른 종목까지 발을 넓혀보려 한다.”



-어썸 e스포츠만의 특징은 무엇인가.
“선수들이 게임에만 전념할 수 있게 프로팀과 똑같은 환경 및 생활 패턴을 조성했다.

제가 담원을 꾸려나가면서 중요하다고 느꼈던 요소들을 여기에 녹였다.

선수들이 프로팀에 들어갔을 때 특별히 적응 기간이 필요하지 않게, 바로 스크림에 참여할 수 있게끔 만들려 한다.
프로팀 코치진이 ‘이 선수는 모든 게 갖춰져 있고, 바로 실전에 투입할 수 있다’고 판단할 만한 선수를 육성하는 게 목표다.

저 또한 프로팀을 감독하면서 ‘정말 잘한다’ ‘함께하고 싶다’는 느낌을 받은 선수가 몇 명 있었다.

그런 선수들처럼 공격적, 창의적 플레이를 할 수 있게 만드는 게 중요하다.
현재 3개 팀으로 나눠 운영 중이다.

전담 코치를 각각 1명씩 두고 있다. 실력에 따라 팀을 나눈 것은 아니고, 성향이 맞는 선수들끼리 뭉치게 했다.

추후 1팀을 더 운영할 계획이다.

이들 모두 아카데미 리그 우승을 노릴 만한 팀으로 키우려 한다.”

 


-본인의 선수 육성 철학은.
“선수들 마인드를 제일 중요하게 본다.

저도 ‘스타크래프트1’ 프로게이머 지망생이었다.

그런데 꿈을 이루기 위해 모든 걸 내던지지 못했다.

‘실패하면 어떡하지’ ‘부모님 반대도 심한데’ ‘학교도 다녀야 하는데’같은 생각 때문에 스트레스가 심했고, 제대로 선수 생활을 하지 못했다.
요즘 제가 선수들을 만나보면서 느낀 건 이들이 어린 나이지만 확신에 차 있고, 자기 진로에 대한 목표가 뚜렷하단 점이었다.

담원에서 성공한 선수들도 다 그랬다.

심지어 부모님과 면담을 해보면 부모님들조차도 선수에 대한 믿음과 인정이 있다.

‘우리 아들이 성공해야 한다’가 아니라 ‘아들을 전적으로 믿는다’는 느낌을 받았다.
타고난 게임 센스는 누구나 보는 것이다.

제가 또 보는 게 있다면 간절함이다.

꿈을 위해 모든 걸 쏟아부을 수 있는지를 알아야 한다.

다 쏟아부어도 안 되는 게 프로게이머다.

간절하고, 목표가 뚜렷하고, 인성이 바른 선수들은 기본적으로 게임 플레이도 ‘개념 있게’ 잘한다.

둘 사이에 비례하는 게 있다. 그래서 선수가 입단하면 제일 먼저 가르치는 게 인사와 기본예절이다.”





-이곳에 현역으로 활동했던 선수도 있나.
“다른 프로팀 연습생 출신 선수는 있다.

그렇지만 현역이나 전 프로게이머는 없다.

취지에 맞지 않는다고 본다.

저는 이곳을 아카데미라 칭하지 않는다.

아카데미 리그에 출전하니까 아카데미라 불리는데, 정확히는 선수 육성과 매니지먼트를 하는 곳이다.

그래서 ‘e스포츠’란 포괄적 의미의 단어를 붙였다.
선수들이 후에 프로게이머로 데뷔하더라도 계속 이곳에 남아있을 수는 있다.

매니지먼트처럼 선수들이 해외로 진출하거나 할 때 계약서 검토 및 조언을 해주려 한다.

물론 모든 권한은 선수에게 있다.

프로게이머들이 오프 시즌을 맞거나, 이른 계약 종료로 인해 국내로 돌아오면 연습 환경이 없을 때가 있다.

그들이 이곳에 머물며 연습하거나, 새 팀을 구하는 걸 도우려 한다.”

 


-해외 구기 종목 에이전트들이 자신만의 사단을 구축하는 것과 비슷하게 들린다.
“맞다. 다만 우린 돈을 가져가지 않는다.

에이전트 개념과는 다르다.

저는 좋은 선수를 많이 배출하고, 이들이 프로 무대에 안착할 수 있게끔, 계약 문제에 휘말리지 않고 본인의 꿈인 우승이나 롤드컵 진출을 이룰 수 있게 도움을 주고자 한다.”

 


-소속 선수를 다른 팀 연습생으로도 보낼 계획이 있나.
“연습생으로는 안 보낸다.

1군 로스터 등록을 조건으로 선수를 보내주려 한다.

선수가 굳이 가고 싶어 한다면 보내주겠다.

다만, 선수가 이곳에 처음 들어올 때도 하는 얘기인데 그럴 거면 지금 당장 프로팀 아카데미로 가는 게 낫다.

여기 있어봤자 메리트가 없다.

저한테도 없다.

그런 걸 원하는 선수는 프로팀 아카데미가 육성해 프랜차이즈 스타로 키우는 게 맞다.
여기는 제 방식을 좋아하고, 저를 믿는 선수들이 오는 곳이다.

그렇다면 선수와 저의 목적이 같아야 한다.

선수의 1군 로스터 등록 및 경기 출장을 보장한다면 프로팀에 이적료를 요구하지 않을 것이다.

또 열심히 노력해도 성공하지 못하는 선수가 나올 수 있다.

그런 선수들에겐 다른 길을 알려주고 싶다.”



-코치 육성도 같이 한다고.
“그렇다. 지금 이곳에 있는 코치들도 프로팀 코치를 꿈꾸는 이들이다.

요즘엔 나이 또는 기타 사정 때문에 빠르게 프로게이머의 꿈을 접고 코치 전업을 준비하는 이들도 많다.

다만 코치는 기본적으로 군대 문제를 해결한 뒤에 시작하는 게 좋다.”

 


-끝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올해 롤드컵은 반드시 담원이 우승한다.

이 얘기를 꼭 하고 싶었다.
워낙 잘하는 선수들이다.

제가 같이하지는 못했지만, 충분히 성장했고 경험도 쌓을 만큼 쌓았다.

롤드컵 우승 경험이 있는 김정수 감독, 선수 출신이면서 경험이 풍부한 이재민 감독을 담원의 코치로 영입했던 건 선수들에게 다양한 경험을 심어주고 싶어서였다.

둘은 저와 사이가 가깝고 성향이 비슷하지만, 지도 방식은 아주 다르다.

제가 할 수 없는 것, 부족한 부분을 두 감독이 메워줬으면 했다.
지금의 담원은 제가 있든 없든 상관이 없다.

담원을 더 좋은 팀으로 만들어줄 수 있는 이재민 감독이 있으므로 저는 무조건 담원이 롤드컵 우승을 할 거라고 본다.

변수를 고려하지 않고 실력만 놓고 본다면 담원이 제일 강력하다.

함께 우승 트로피를 들지 못해 아쉽다.”

 

 

원문링크 - https://sports.news.naver.com/news.nhn?oid=005&aid=0001361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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