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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택트'로 더 뜰 게임, 산업 중심 되고 '사회적 시민권' 얻어야

  • 관리자
  • 2020-06-20

온라인 여가 문화 핵심이자 교육·의료·복지에 쓰이는 가치 있는 도구…업계, 체질 개선·변화 주도할 때

 


코로나 시대, 게임 산업은 날아올랐다. (사진=픽사베이)


코로나 시대를 맞아 게임 산업은 더 높이 날아올랐다.

코로나19 확산을 방지하기 위한 사회적 거리 두기가 의무화되면서 사람들은 집에 머물러야 했다. 대부분 시간을 집에서 보내던 '집콕족'들이 찾은 것은 바로 게임이었다.

유니티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5월 중순까지 전 세계 PC·콘솔 게임의 일간 이용자 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6% 늘어났다. 모바일 게임 이용자 수는 17% 증가했다.

게임 이용자의 폭발적인 증가는 곧바로 게임사들의 수익 증대로 이어졌다. 올해 1분기 국내 게임 업계는 빠르게 몸집을 불렸다.

문화체육관광부에 따르면 국내 주요 게임사 16개 기업의 매출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7.9% 늘어났다. 영업이익은 지난해보다 98.9% 증가했다.

◆"게임은 불경기에도 끄떡없는 산업"

2배 넘는 성장을 이뤄낸 게임사도 여럿 있다. 엔씨소프트는 올 1분기 매출과 영업익에서 나란히 세 자릿수 성장을 거뒀다. 엔씨의 1분기 매출액은 7311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104% 성장했다. 영업이익은 3배가량 늘어난 2414억원이다.


올해 1분기 엔씨소프트의 성장을 이끈 '리니지2M'. (이미지제공=엔씨소프트)


'배틀그라운드' 크래프톤의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무려 256% 급증한 3524억원이다. 이에 회사는 영업익 기준 업계 2위로 올라서기도 했다. '검은사막'의 펄어비스도 전년 동기 대비 영업이익이 154.5% 증가했다.

지난해 연간 매출 2조원을 달성한 게임 회사는 넥슨과 넷마블뿐이지만, 이 흐름을 유지한다면 올해 엔씨소프트와 크래프톤의 '2조 클럽' 가입도 유력한 상황이다.

정부도 이와 같은 게임 산업의 폭발적인 성장에 반응했다. 그간 다소 소외당했던 게임 산업에 대한 전폭적인 지지를 선언한 것이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지난 5월 7일 '게임산업 진흥 종합계획'을 발표했다. 이 계획은 규제·제도 개선, 게임 기업의 수출과 인재 양성 지원, e스포츠 산업 확대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정부가 6년 만에 내놓은 게임산업 발전을 위한 청사진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박양우 문체부 장관은 "코로나19로 전 세계 경제가 어려운 상황이지만 게임 산업은 불경기에도 끄떡없는 산업으로 인정받았다. 비대면·온라인 경제 시대에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관심 받고 있는 것도 고무적이다"라며 "정부는 게임산업 진흥 종합계획에서 제시한 정책 방향에 따라 현장 의견을 반영한 정책을 꾸준히 추진해 나갈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중국, 질병 코드'는 넘어야 할 벽

이처럼 국내 게임 산업의 앞날에 깔린 것은 '꽃길'로 보이지만 넘어야 할 벽도 분명 존재한다.

첫 번째 벽은 '중국'이다. 한국은 3년째 중국 시장에서 판호를 발급받지 못하는 중이다. 중국은 미국에 이은 세계 2위 게임 시장이다. 국내 게임사에는 놓칠 수 없는 곳이지만 진출 방법은 요원하다. 조금씩 이어지던 논의도 코로나19 확산에 소강상태에 머무르고 있다.

게임사들은 현지 퍼블리셔를 통한 진출, 비공식 로열티 수급 등을 통해 우회적으로만 중국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넥슨의 던전앤파이터도, 크래프톤이 로열티를 받고 있을 것으로 유추되는 중국판 모바일 배틀그라운드(서비스명 화평정영)도 중국 최대 게임사 텐센트의 손을 거친다. 국내 게임사들은 충분한 공급 능력을 갖추고도 중국 게임사와 수익을 나눌 수밖에 없는 현실이다.
 


중국판 모바일 배틀그라운드 '화평정영'. (이미지=텐센트)


'질병 코드' 도입 논란도 극복해야 할 과제다. 지난해 WHO는 '게임이용장애'의 질병 코드 등록을 통과시켰다. 게임 질병 코드가 국내에 도입되면 생겨날 규제와 낙인으로 인한 손해는 막대하다.

유병준 서울대 교수는 "게임 질병 코드가 국내에 도입된다면 게임산업 매출액은 약 28%, 총생산은 연간 5조2526억원이 감소할 것이다"라고 전망했다. 사라지는 일자리는 2만~3만5000개에 달한다. 이는 담배, 사행, 만화 등이 질병코드와 유사한 제재를 받은 전후 변화를 측정해 나온 예상값이다.

코로나19 사태가 끝나고 안정단계에 접어들면 게임의 질병코드 등록에 대한 논의가 본격적으로 시작될 것으로 전망된다. 사회적으로 게임에 관한 인식이 많이 좋아졌다지만 방심은 금물이라는 게 업계의 자평이다.

◆"게임이 사회적 시민권 획득할 절호의 기회"

무엇보다 국내 게임 산업이 넘어야 할 가장 큰 문제는 '인식'의 벽이다. 게임 산업이 '언택트 시대'를 이끌어 나가려면 사회의 기본적인 인식 전환이 전제조건이다. 게임이 주는 부정적인 이미지를 넘어서야 신사업 확장, 글로벌 진출 등 그다음이 있다.

게임의 인식 전환을 위해서는 '교육'의 중요성이 강조된다. 게임 산업이 몸집을 불릴수록 게임이 단순한 놀이 문화가 아닌 교육, 의료, 복지에 쓰일 수 있는 가치 있는 도구라는 사실을 알릴 필요가 커진다. 이에 정부와 업계도 교육 역량을 강화하는 중이다. 문체부는 한국콘텐츠진흥원, 게임문화재단 등과 게임에 대한 이해와 이용 방안을 높여주는 '보호자 게임리터러시 교육'을 시행 중이다. 넷마블은 오는 10월 부모와 자녀가 게임을 매개로 한 문화를 체험해볼 게임소통교육 가족 캠프를 열 예정이다.

업계 역시 자생적인 체질 개선을 고민해야 할 시기다. 최근 리니지2M, 피파온라인4 등에서 '확률형 아이템'에 지친 이용자들이 불매 운동 등 집단행동에 나섰다. 이에 넥슨은 지난 19일 피파온라인에서 문제가 된 유료 상품을 개선하는 등 체질을 바꾸겠다고 선언하기도 했다. 이처럼 게임 대기업부터 단순히 수익 창출에만 집중하는 것이 아닌 산업의 전반적인 건강을 위해 변화를 주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MMORPG와 몇몇 IP에 편향된 게임 개발 방식도 고민해야 할 문제다.

나아가 게임 기반 학습 콘텐츠인 'G-러닝'에 대한 관심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2000년대 초반 주목을 받았던 G-러닝은 예산과 부정적 인식 문제 등을 이유로 힘을 잃고 사라졌다. 코로나19로 인한 원격수업 기간에 G-러닝이 활성화돼 있었다면 혼란이 훨씬 덜했을 거라는 의견도 존재한다.
 


지난 5월 5일 어린이날, 게임 '마인크래프트' 캐릭터 모습으로 등장한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영부인. (사진=청와대)


그런 의미에서 이 시기는 기회다. 코로나19가 태동시킨 '뉴노멀' 시대에는 새로운 상식들이 통한다. 기존의 산업 질서는 비대면이 주도하는 산업 흐름 앞에 재정립되는 중이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 시국이야말로 게임 산업이 그간 가져온 부정적 인식을 버리고 산업의 중심으로 나아갈 절호의 기회라고 본다.

위정현 한국게임학회장은 "게임 산업은 코로나19 사태를 거치며 전염병이나 재난에 강한 산업이라는 것을 보여줬다"며 "그간 게임은 한국 사회에서 마녀사냥을 당해 왔으나 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비대면-온라인-가족 중심 여가문화의 핵심 콘텐츠로 재인식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게임이 사회적 시민권을 획득할 절호의 기회다. WHO 사무총장의 사회적 거리두기 게임활동 요청, 문재인 대통령의 마인크래프트 활용 어린이날 메시지는 게임에 대한 국민적 인식을 바로잡을 수 있는 좋은 계기다"라며 "게임업계와 학계가 머리를 맞대고 대안을 만들어낼 때다"라고 강조했다.

원문링크 - http://www.newsworks.co.kr/news/articleView.html?idxno=4649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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