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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청자들의 눈이 되어주는 '조나스트롱' 이진세

  • 관리자
  • 2020-08-20


눈은 우리가 살아가는 데 있어서 가장 중요한 신체 부위 중 하나입니다. 본다는 것이 많은 이에게 당연한 일이라 소중함을 느끼지 못하는 경우가 많지만, 잠시라도 눈을 감고 일상생활을 해보면 얼마나 감사한 건지 단박에 알게 됩니다.

LCK와 같은 e스포츠에서는 선수들의 퍼포먼스가 게임 내에서 나옵니다. 자신의 캐릭터를 조작하고 있는 선수들의 움직임은 e스포츠에서 주된 요소가 아니죠. 경기 중에는 게임 내 캐릭터가 곧 선수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여느 스포츠와 달리 e스포츠는 '직관'을 가도 팬들은 실제 움직임 말고 대형 스크린을 통해 중계되는 경기를 관람합니다. 캐릭터들이 실존하는 게 아니니까요.

그래서 존재하는 것이 '옵저버'입니다. 이들은 게임 내 마련된 관전(옵저빙) 기능을 통해 선수들의 경기를 중계 화면에 담습니다. 전통적인 스포츠 경기 중계에서의 카메라맨이라고 할 수 있고, 옵저빙 중에 옵저버 본인의 주관적 판단이 주를 이루므로 연출의 역할도 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팬들은 이들이 없으면 e스포츠 경기를 시청할 수 없기에 옵저버는 e스포츠에서 빼놓을 수 없는 존재입니다.

'백스테이지: 리그를 만드는 사람들' 4회의 주인공도 그 중 한 명입니다. 옵저버들 중에 e스포츠 팬들에게 가장 인지도 있는 인물인데요. 완성도 있는 옵저빙으로 유명한 '조나스트롱' 이진세를 만나 다양한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Q. 간단한 자기소개와 인사 바랍니다.

안녕하세요. 현재 LCK 메인 옵저버를 맡고 있는 이진세라고 합니다.

Q. 가벼운 질문들부터 해볼까요? 가장 먼저 팬들 사이에서 화제를 모으고 있는 'POG 투표'에 대한 해명부터 해주세요(웃음).

그 말이 처음 나왔던 게 제 기억으로는 아마 세나와 포킹 바루스가 처음 등장할 때였을 거예요. 그때 제가 세나를 정말 많이 했어요. 승률 80% 정도였죠. 그러다 보니 유독 경기 중에 세나가 잘했던 플레이가 기억에 남았고 그게 투표에 영향을 주지 않았나 싶어요. 세나가 잘하는 건 눈에 잘 띄지 않거든요.

그때를 제외하면 전 오히려 바텀 라이너한테 표를 거의 주지 않았어요. 스프링 스플릿 때 직접 세어보기도 했는데 제가 투표인단 중에 바텀 라이너에게 두 번째로 표를 적게 줬더라고요. 사실 전 바텀 라이너들의 플레이를 더 까다롭게 봐요. 약 8년 동안 LoL에서 바텀 라이너만 플레이 했으니까요. 원래 자기 라인이 가장 잘 보이고 기억에 남는 법이죠(웃음).

Q. 닉네임이 특이해요. '조나스트롱'인데 유래가 있나요?

예전 LoL을 하기 전에 스타크래프트를 할 때 지었어요. 그땐 닉네임을 막 지었잖아요(웃음). 다른 사람이 쓰는 걸 보고 웃겨서 따라 만들었어요. 그러고 나서 제가 나이스게임TV에서 열었던 대회에 나가게 됐는데 비속어가 섞인 원래 발음이 방송과 맞지 않아서 '조나스트롱'이라고 순화하셨더라고요. 그때부터 이렇게 굳어졌죠.

Q. 옵저버 경력이 상당히 오래됐어요. 거의 7년 차라고 알고 있는데 어쩌다가 시작하게 되셨나요?

전역하고 LoL을 본격적으로 시작했고 프로게임단 테스트를 봤던 적도 있어요. 그럴 때마다 긴장이 너무 되더라고요. '프로게이머는 나랑 맞지 않는 건가보다' 싶었죠. 그러다가 '은교'라는 프로그램에 나가게 됐는데 거기서 옵저버 중 한 명이 빠지게 되었다며 저에게 해보지 않겠냐고 권유를 하셨어요. 운 좋게 시작하게 됐죠.

어렸을 때부터 게임을 워낙 좋아했기 때문에 게임 업계에서 일하고 싶었거든요. 대회를 보는 것도 정말 좋아했고요. LCK 직관도 정말 많이 다녔어요. 옵저버를 하게 되면 좋아하는 선수들의 플레이를 제가 보고 싶은 대로 볼 수 있겠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어서 제안을 수락했어요.



Q. 게임을 처음 접하게 된 계기는 뭔가요?

정말 어렸을 땐 TV에 연결하는 게임기로 서커스 게임도 하고 레이싱 게임도 했어요. 그러다가 게임에 빠졌던 건 10살 때 스타크래프트를 시작하면서였어요. 포트리스도 즐겼죠. 중학생 땐 PC방을 많이 다녔어요. 학원 수업을 가지 않아서 부모님께 많이 혼나기도 했죠(웃음).

Q. 본격적으로 옵저버 관련 질문을 해볼게요. LCK에 합류하게 된 과정을 소개해주세요.

그 전에는 챌린저스 코리아 옵저버로 활동했어요. 그 대회가 아프리카TV 쪽으로 넘어가면서 제가 소위 붕 뜨게 됐죠. 이후, 제작 팀으로 옮겼고 이것저것 일을 많이 했어요. 팀장까지 맡았죠. 그런데 전 프로 대회 옵저버를 하려고 입사했는데 못하게 되니 심란하더라고요.

그래서 LCK 옵저버로 활동할 수 있게 해달라고 회사에 요청했어요. 같은 회사에서 일했던 PD님이 SPOTV GAMES의 LCK로 넘어갔을 때였고요. 같이 하자는 연락을 먼저 받았던 건 아니고 제가 먼저 그 PD님에게 옵저버가 필요하지 않냐고 물어보기도 했죠.

다른 회사에 다니면서 LCK 옵저버를 병행하는 건 좀 아닌 것 같아서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겠다고 했어요. 붙잡으시더라고요. 회사 다니면서도 LCK 옵저버를 할 수 있도록 배려해주겠다고 하셨고 그렇게 LCK 옵저버가 됐어요.

라이엇게임즈로 LCK 제작이 넘어갈 땐 저도 같이 이동하게 될 거라는 이야기를 미리 듣게 됐어요. 직원분들 중에 한 분이 미리 귀띔해주셨죠. LCK를 전담하게 된다는 사실에 기뻤어요.

Q. 옵저버는 메인과 서브로 나뉘는 걸로 알고 있어요. 역할 분담은 어떻게 되나요?

총 세 분이 있어요. 한 분은 거의 리플레이와 하이라이트, 중계 끝날 때 나오는 영상을 편집하고 계세요. 서브 옵저버는 저 같은 메인 옵저버가 실시간으로 요청하는 걸 도와주는 역할이죠. 리플레이를 돕기도 하고요.

롤 파크에는 제작실과 옵저버실이 벽으로 분리되어있거든요. 그래서 인터폰을 사용하는데 제가 옵저빙을 하면 양손을 다 써야 해서 어려움이 있어요. 그때 서브 옵저버는 제작실과 저의 소통 창구가 되어주는거죠. 메인 옵저버는 일반적으로 알려진 옵저버의 역할을 수행한다고 보시면 됩니다. 시청자들이 인게임 화면을 보시는 구도는 거의 다 제가 잡고 있어요.

Q. 옵저버를 게임 연출로 부르는 사람들도 있어요. 실제 옵저버의 업무를 잘 대변해주는 표현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사실 뭐라고 불리는지 크게 신경쓰지 않아요. 방송 제작 쪽에서는 연출이라는 직책이 높기 때문에 마음에 드는 것 같아요(웃음). 옵저버를 잘 대변하냐고 묻는다면 그렇다고 생각해요. 옵저버는 카메라맨 겸 연출인 것 같거든요. 실제 중계 중에 제가 맡는 업무도 그렇고요.



Q. 중계 중엔 정말 정신이 없으시겠어요.

정신 없죠. 중계진의 멘트도 들어야 하고 서브 옵저버와도 실시간으로 소통해야하고 화면도 봐야 하니까요. 상황이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한다 싶으면 서브 옵저버에게 '내가 화면으로 잡지 못하는 곳의 상황을 실시간으로 알려달라'고 해요. 정말 긴박한 상황인 것 같으면 제가 서브 옵저버의 모니터를 육안으로 직접 확인할 때도 있고요. 리플레이 타이밍도 제작실과 소통하면서 그때그때 판단해야 하거든요.

인게임 자막이나 선수들의 개인 화면을 내보내는 건 대부분 제작실 쪽에서 의견을 주세요. 그럼 저는 상황을 순간적으로 판단하고 리플레이나 개인 화면의 재생 시간을 고려해서 내보낼 타이밍을 재는 거죠. 아무래도 인터폰을 거치다 보니 제작실과 소통이 빠르게 되지 않을 때도 있어요. 그러다가 종종 예상치 못한 타이밍에 인게임 내 상황이 발생할 때가 있어요. 리플레이를 보고 있는데 라이브에선 싸우는 장면이 갑자기 나오는 것처럼요. 그럴 땐 인터폰을 거치는 의사소통이 많이 아쉽죠.

하긴 같은 공간을 활용해도 문제는 될 것 같아요. 제가 중계진 멘트를 잘 들으려고 음량을 정말 크게 해놓거든요. 옵저빙을 하면서 말도 많이 하는 편이고요. 장기전이 나오거나 서로 CS만 먹고 있는 상황이 되면 컨디션 관리 겸 잡담을 많이 해요. 마치 혼자서 혹은 친구들끼리 모여서 집에서 경기를 보는 것처럼 말이죠(웃음).

Q. 과거 제 기사에 멘트를 주신 적이 있어요. 당시 '옵저빙할 때 선수들이 무언가를 의도하고 행동하면 그걸 최대한 설계 부분부터 화면에 담기 위해 노력한다'고 하셨어요. 구체적으로 설명해주신다면요?

제가 게임을 워낙 많이 보다보니 선수들의 로밍 타이밍 같은 습관이나 전반적인 운영이 보여요. 예를 들어, 미드 라이너가 라인을 빠르게 밀고 로밍을 가겠다 싶은 순간이 나오면 라인을 미는 걸 가장 먼저 잡아요. 그리고는 탑 라인에서 포탑 다이브를 위해 빅 웨이브를 만드는 장면을 잡아주죠. 그 다음에 미드 라이너가 탑 라인 쪽으로 출발하는 걸 보여주는 식이에요.

요약하면 한 팀의 운영 순서를 파악하기 쉽도록 하나씩 차례로 화면에 담는다고 보시면 돼요. 그럼 중계진들도 그걸 짚어주기 편하고 시청자들도 운영 파악에 도움을 받을 수 있으니까요.

줌아웃 기능은 보통 중계진들이 오브젝트 싸움을 앞둔 시야 상황을 언급하면 주로 활용해요. 그리고 한타 중에 종종 두 군데로 나뉘어서 전투를 할 때도 있거든요. 그럴 땐 줌아웃으로 멀리서 둘 다 잡기도 하고요. 줌인은 무언가를 강조할 때 써요. 한타 중에 오리아나 궁극기 같이 중요한 스킬이 활용되면 순간적으로 그 쪽을 조명하죠. 선수들이 상대를 도발하거나 인기 많은 스킨으로 경기에 나서면 그걸 보여줄 때도 줌인을 써요.

Q. 옵저빙할 때 줌아웃과 줌인 기능이 어느 정도까지 작동하나요?

무제한이에요. 소환사의 협곡이 정말 쌀알처럼 작아지기도 하고 풀 한포기가 화면 전체를 차지하게 만들수도 있죠. 물론, 너무 많이 줌아웃을 하면 나머지 배경이 너무 별로고, 너무 많이 줌인을 하면 화면이 뒤집혀요. 땅바닥 밑으로 뚫고 들어간다고 하죠(웃음).

Q. 줌아웃으로도 도저히 담을 수 없는 두 곳에서 동시에 상황이 발생했을 땐 어떻게 하시나요?

그나마 먼저 시작된 곳을 중점으로 화면을 구성해요. 만약에 탑과 바텀에서 동시에 교전이 시작됐는데 바텀 쪽에서 한 명이 쓰러졌어요. 그럼 나머니 한 명도 잡히거나 상황이 거기서 끝나는 게 일반적이죠.

그때 탑으로 화면을 옮겨요. 거기 싸움을 계속 볼 만 하다고 판단되면 계속 보여주고, 아니라면 다른 곳으로 또 화면을 이동시켜요. 바텀에서 한 명 사망, 탑에서 교전, 바텀에서 나머지 한 명 또 사망. 이런 식이면 그걸 순서대로 잡기도 하고요. 아예 화면을 옮길 타이밍이 나오지 않는다 싶으면 아래 작은 화면으로 한 쪽을 보여주기도 하고요. 기준이 있다기보다는 순간적인 판단으로 하는 것 같아요. 서브 옵저버가 옆에서 잘 도와주기도 하고요.

Q. 옵저빙을 하다가 난감할 땐 없었나요?

동시다발적 상황보단 오히려 상황이 아예 없을 때가 좀 난감해요. 그땐 제가 보고 싶은 라인을 봐요. 바텀 라인을 자주 보여주죠. 제가 바텀 라이너라서 그런 건 아니고(웃음) 그나마 2:2를 하는 라인이라 딜교환이 자주 나오거든요. 최근 메타에서는 딜러 챔피언이 서포터로 자주 나오기도 하고요.

Q. 중계진과는 어떻게 소통하나요?

중계진이 멘트하는 걸 들으면서 최대한 반영하려고 노력해요. 멘트 속에서 보고 싶어 하는 걸 빠르게 파악해서 그 쪽으로 화면을 돌려요. 확인할 게 있다면 그걸 화면에 담기도 하고요.

종종 제가 먼저 마우스 포인터로 특정 아이템이나 룬, 소환사 주문 사용 여부 등을 강조하기도 해요. 그걸 중계진이 계속 짚어주지 않을 때도 있는데, 전 그걸 중계진에게만 알려주는 게 아니라 상관없어요. 중계를 보는 시청자들에게도 알려주는거라고 보시면 될 것 같아요.



Q. 옵저버들의 LoL 티어는 어떻게 되나요?

전 예전에 마스터와 그랜드마스터가 없을 때 다이아몬드 1이었어요. 지금으로 치면 그랜드마스터나 챌린저 정도였겠죠? 지금은 다이아몬드 3이에요. 그 이상으로는 올라가지 못하겠더라고요. 다른 두 분도 저랑 비슷하고요.

거의 매일 방송이 있지만 게임은 자주 하려고 노력해요. 그래야 선수들의 킬각 같은 걸 잘 볼 수 있고 예측도 할 수 있게 되거든요.

Q. LoL 티어와 옵저빙에 관련이 있다고 생각하나요?

티어는 그렇게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해요. 게임 이해도 없이 온전히 피지컬로만 높은 티어를 달성하는 사람들도 많아요. 예를 들어, 정글러를 생각하지 않고 상대 라이너만 계속 때려서 이기는 사람들도 있어요. 그러다가 상대 정글러가 오면 죽고 게임도 지고요. 그런 사람들 중에는 오히려 낮은 티어의 사람들보다 게임 이해도가 낮은 경우도 있어요. 대회에서 통하지 않는 플레이 방식이니까요. 그럼 그 높은 티어는 옵저빙에 도움이 되지 않죠.

대회 경기에 대한 이해도가 더 중요하고 실시간으로 벌어지는 상황을 빠르게 파악하고 예측할 수 있는 집중력이 더 중요해요. 사실 옵저버는 메인 화면보다 미니맵을 더 많이 봐야하는데, 저는 미니맵만 봐도 어느 라인에서 어떤 상황이 벌어지고 있는지 혹은 곧 벌어질 지 예측할 수 있어요. 그건 게임 이해도 없이 티어만 높은 사람에겐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죠.

Q. 좋은 옵저빙의 세 가지 요소를 꼽아주시면 뭘까요?

보는 사람들이 불편함을 느끼지 않게 하는거죠. 자기 혼자 게임 관전하는 것처럼 화면을 빠르게 돌리거나 상태창을 계속 껐다 켰다 하면 안돼요. 본인이야 미리 그렇게 할 거란 걸 생각하고 행동하지만, 시청자들은 그럴 준비가 되지 않았기 때문에 보기에 불편하고 어지럽죠.

중계진의 중계에 최대한 많은 도움을 주는 방식을 채택해야 하는 것도 중요해요. 중계진 역시 옵저버가 잡는 화면을 보고 중계를 하니까요. 중계진이 멘트하는 거나 보고싶어 하는 걸 최대한 빠르게 보여주는 게 좋죠. 선수들이 잘한 장면을 최대한 많이 담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고 할 수 있겠네요.

Q. 해외 대회에도 옵저버들이 있죠. LCK와 옵저빙에 차이점이 있을까요?

사실 거의 다 비슷해요. LPL에서 하이라이트를 많이 보여줬는데 지금은 LCK도 하고 있죠. 최근 LEC에서 경기 중 리플레이를 좀 특이하게 하더라고요. 또, LEC에서는 순간이동이 활용되면 작은 화면을 적극적으로 활용해요. 순간이동을 활용하고 있는 챔피언의 모습을 거기에 따로 담더라고요. 그게 생각보다 힘든 작업이거든요. 기술적으로 어려운 건 아니고 짧은 시간내에 누가 순간이동을 활용하는지 판단하고 작은 화면으로 송출시켜야 하는 순발력과 집중력이 필요하죠.

Q. 옵저버로 오래 활동하셨는데 특별한 에피소드는 없었나요?

실수했던 게 기억나네요. 아마 T1과 펀플러스 피닉스의 MSC 경기 중이었을거예요. T1이 한타에서 이겼어요. 국가대항전 느낌의 대회였기에 '휴, 다행이다' 하면서 커피를 마시고 내려놓다가 실수로 키보드 ESC 버튼을 눌러버린거죠. 그게 중계 화면에 그대로 노출됐어요. 정말 식겁했죠.

아마추어 대회에도 종종 가는데 그땐 출전하시는 분들이 기념으로 삼을 만한 걸 화면에 잡기 위해 노력해요. 한 번은 출전하셨던 분이 경기 중에 잘했던 장면들을 모아서 리플레이로 내보냈어요. 나중에 대회 끝나고 직접 찾아오셔서 정말 감사하다고 하셨던 기억이 나요. 뿌듯하고 보람찼죠. 인벤 '자.낳.대'에 출전했던 스트리머들이 저에게 슈퍼 플레이를 많이 잡아줘서 고맙다고 하셨다는 걸 전해듣기도 했고요.

Q. 만약, 아무런 제약이 없다면 현재 옵저빙 기술에 어떤 걸 추가하고 싶으신가요?

저는 챔피언들의 스택을 자동으로 뜨게 하고 싶어요. 스택 시스템을 가진 챔피언들이 많잖아요. 나서스나 베이가, 세나처럼요. 그 챔피언들은 그게 중요하니까요. 소환사 주문의 재사용 대기시간 관련 자막이 나오는 것처럼 사용 아이템들의 재사용 대기시간도 나오면 좋을 것 같고요. 특정 챔피언이 특정 스킬을 마스터했을 때 자동으로 알려주는 것도 좋네요. 그럼 시청자들이 어떤 선수가 어떤 챔피언으로는 어떤 스킬을 마스터하더라, 이런 걸 알기 쉽잖아요.

Q. 옵저빙에 있어서 최근 시도해보고 있거나 시도해봤던 기술들이 있다면 알려주세요.

여러 개를 시도해보고 시청자들의 반응을 봐요. 별로였다는 의견이 많으면 다음엔 시도하지 않고, 좋다는 반응이었다면 꾸준히 활용하려고 노력하죠.

최근에 괜찮아서 계속 하고 있는 건 '시야의 마법사' 같은 느낌의 연출이죠. 일부러 한 팀의 시야를 꺼서 갑자기 스킬이 날아오는 느낌을 주는거죠. 반응도 좋더라고요. 예전에는 실시간 중계 중에 화면 각도를 틀어봤어요. 극적인 연출을 위해서였는데 특정 장소에서는 오히려 지형지물들이 화면을 가리더라고요. 요새는 안하고 있어요.

Q. 경력이 오래됐는데 여전히 일하는 게 재미있으신가요?

전 워낙 게임을 좋아하는 사람이라 정말 재밌어요. 아마 LoL이 질리기 전까진 계속 재미있어 할 것 같아요. 출퇴근 할 때 힘들긴 한데 막상 현장에 오면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일해요.

옵저버를 꿈꾸시는 분들이 많지 않아서 다른 직군 대비 시작하기 쉬운 것 같기도 하고요. 일을 시작함에 있어서 특정 기술이나 학위가 필요하지도 않아요. 그만큼 기회도 적긴 하지만, 그래도 주변에 옵저버할 사람 없냐는 연락을 많이 받아요. 게임을 정말 좋아해서 게임 업계에서 일하고 싶은 분들이라면 옵저버도 괜찮은 것 같다고 말씀드릴 수 있을 것 같아요.



Q. 앞으로 e스포츠 산업이 점점 성장하면서 옵저버도 많아지고 중요도도 상승하겠죠. 미래의 옵저버를 꿈꾸는 분들에게 조언 한 마디 해주세요.

정말 게임을 좋아하지 않는다면 하지 않으시는 게 좋을 것 같아요. 왜냐하면 그런 분들이 옵저빙을 하면 다 티가 나요. 그리고 생각보다 고충도 많아요. 아무런 상황이 발생하지 않는 화면을 잡다 보면 지루하기도 하고 점점 피로도가 올라가기도 해요. 저조차도 그럴 때 집중력을 잃지 않기 위해 서서 일하거든요. 마치 학교 수업 시간에 졸지 않으려고 뒤에 나가서 서있는 것처럼요. 게임을 좋아하지 않는 분이 하시면 더 힘드실거예요.

또, 게임을 공부하듯이 봐야해요. 경기 상황을 딱 봤을 때 가까운 미래를 예측할 수 있는 수준까지요. 그래야 장면들을 제대로 잡을 수 있어요. 그냥 흘러가는대로 화면만 보고 있으면 중요한 장면을 제때 잡지 못하는 경우가 많거든요. 그건 좋은 옵저빙이 아니에요. 간단히 말해서 게임을 끊임없이 해보고 공부해야해요. 그걸 잘 해내신다면 금방 좋은 옵저버가 되실 수 있을 겁니다.

 

원문링크 - https://sports.news.naver.com/news.nhn?oid=442&aid=00001220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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